수학과 야구 이야기 : 삼각함수 편

야구팬이라면 다들 한 번쯤은 수학 공부를 하다가 포기하고는 야구로 눈을 돌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수학을 꽤 좋아하는 편이었던 나조차도 삼각함수가 뭔지, 이걸 왜 배우는지 의문을 가졌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그렇게 싫어했던 삼각함수의 원리는 야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수학의 원리는 우리 일상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의 일상, 야구 또한 그렇다. 지금부터 나는 우리가 그토록 싫어했던 수학 이야기를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야구 속에 녹여내어 보려고 한다.
삼각함수와 야구 이야기
삼각함수와 야구의 관련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포물선 운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포물선 운동이란 공기 저항이 없는 상태에서 처음 속도(v₀)와 발사각(θ)을 가지고 던져진 물체가 포물선 궤적을 그리며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야구에서는 야구공이 투수 손을 떠나거나 방망이에 맞은 후에 그리는 곡선 모양의 길과 같은 포물선 운동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서 옆으로 날아가는 움직임을 수평 운동, 위아래로 움직이며 중력의 영향을 받는 움직임을 수직 운동이라고 부른다. 삼각함수를 활용해서 수평 방향 속도를 v₀cosθ로, 수직 방향 속도를 v₀sinθ로 정의한다. 그리고 처음 속도 v₀를 수평 방향 속도(v₀cosθ)와 수직 방향 속도(v₀sinθ)로 나누면 공의 움직임을 분석할 수 있다.
이 사실을 활용하면, ‘비거리’와 ‘공의 최고점’을 계산할 수 있다. 공기 저항을 무시한다면, 야구공의 비거리 R은 처음 속도와 각도에 따라 결정된다. 이 비거리 R을 계산하는 공식은 R = v₀² sin(2θ) / g(여기서 g는 중력가속도)다.
우리는 지금 R의 ‘최대’를 알아보고자 한다. R이 최대라는 것은 위 공식에 따라 v₀² sin(2θ) / g가 최대라는 뜻이다. 전체 값의 크기가 최대인 경우만 따지면 되므로, 분모를 무시해도 좋으며 분자인 v₀² sin(2θ)이 최대가 되면 된다. 여기서 v₀²은 처음 속도로 고정값인 상수니까, 상수와 곱해진 sin(2θ)가 최대가 되면 된다.
사인함수의 최댓값은 1이므로, sin(2θ)의 최댓값 역시 1이다. 즉, 비거리가 최대가 되기 위해서는 처음 속도가 빠르면서 사인함수가 최댓값을 가져야 한다. 사인함수의 최댓값은 괄호 안의 숫자(각도)가 90°일 때 나온다. 2θ=90°, θ=45°이므로 타구는 발사각이 45°일 때 가장 멀리 날아간다.
이렇게 알게 된 사실들을 기반으로, 경기 속에서 타자의 홈런을 위한 최적의 발사각 또한 계산해 볼 수 있다. 물론 실제 경기에서는 여러 가지 힘의 작용과 현실의 여러 물리 법칙 때문에, 실제 홈런을 위한 최적 발사각은 45°보다 낮은 각도에서 형성된다.
야구에서 삼각함수를 활용하는 방법
그렇다면 지금까지 발견한 원리를 현대 야구에서는 어떻게 활용할까? 현대 야구에서는 타구의 속도(Exit Velocity)와 발사각(Launch Angle)의 조합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배럴 타구라는 말을 야구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최적의 타구 속도와 발사각에 대해 정리하여 나온 가장 좋은 타구를 ‘배럴 타구’라고 부른다. 타구 속도에 따른 최적 발사각 범위는 아래 표처럼 정리된다. 아래 표는 Baseball Savant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표에 따르면, 타구 속도가 빠를수록 최적 발사각의 범위가 넓어진다. 앞서 보았던 비거리 공식인 R = (v₀² sin(2θ)) / g에 따라, 앞에 있는 v₀²의 값이 충분히 크다면 뒤에 있는 sin(2θ)의 값이 조금 작더라도 R값이 커지기 때문이다.
수학과 야구 이야기 : 삼각함수 편을 마무리하며…
2부작으로 구성될 예정인 ‘수학과 야구 이야기’의 첫 번째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다. 앞으로 이어질 글에서는 기하학으로 알아본 ‘컷오프 플레이’의 아름다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앞으로 올라올 글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이번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