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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후무 신기록 노리는 히어로즈표 '걷는 야구'

채성실채성실·2026년 7월 15일
전무후무 신기록 노리는 히어로즈표 '걷는 야구'

프로야구단 키움 히어로즈가 KBO리그 단일 시즌 최저 팀 도루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전반기와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KBO리그 44년 역사상 처음으로 30개 미만의 도루를 기록한 팀이 될 예정이다.


■ 9위 KT와는 20개 차이, 팀 도루 1위는 전반기 4도루

키움은 2026시즌 KBO리그 전반기 87경기 동안 15개의 팀 도루를 기록했다. 같은 지표에서 1위인 NC 다이노스(94개)와는 79개, 9위 KT 위즈(35개)와 20개 이상 차이 나는 압도적인 꼴찌다. 애초에 도루를 시도하려 하지도 않았다. 팀 도루 9위 KT는 전반기 동안 61회 도루를 시도했다. 반면 키움의 도루 시도는 단 17회에 그쳤다.

선수 개개인의 기록을 놓고 봐도 전반기 동안 5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야수가 없었다. 전반기 동안 키움에서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 타자는 부상 여파로 24경기 출전에 그친 이주형(4개)이다. 2위는 3개의 도루를 기록한 임병욱과 박주홍. 현재까지 리그 도루 1위를 기록 중인 황성빈(롯데 자이언츠)은 66경기 동안 32번 베이스를 훔쳤다.

키움의 전통적인 팀 컬러가 '뛰는 야구'와 거리가 멀었던 것은 맞다. 키움은 지난 4년간 꾸준히 팀 도루 하위권에 머물렀다(22년 9위 → 23년 10위 → 24년 8위 → 25년 8위). 지난 5년간 한 번도 10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하지 못한 구단 역시 키움이 유일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일정의 60% 이상을 소화하는 동안 팀 도루가 15회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 이례적인 것도 분명하다.


■ 이대로면 '삼미 슈퍼스타즈' 넘는다

만일 키움이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25개 도루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하게 된다. 동시에 지난 40여 년 동안 삼미 슈퍼스타즈가 유지해 왔던 '단일 시즌 팀 최저 도루'의 타이틀을 거머쥘 예정이다. 

KBO리그 원년 구단 중 하나인 삼미는 1983년 100경기 동안 36개의 팀 도루를 기록하며 40년 넘게 깨지지 않는 기록을 세웠다. 창단 과정에서 단 한 명의 국가대표 선수도 영입하지 못하며 공·수·주 모두 5개 구단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던 것이 원인이었다.

1983년을 앞두고 국가대표 야수 김진우·정구선·이선웅이 합류했으나, 이들 모두 준족과는 거리가 멀었다. 여기에 82시즌 팀 내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도루(44개)를 기록한 유격수 조흥운의 기량까지 저하하며 6개 구단 중 가장 느린 팀으로 전락했다.


■ 亞 최저 도루 신기록 경신할 수도

해외 리그로 눈을 돌려보면 2004년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138경기 동안 25개 도루, 2012년 싱눙 불스가 120경기 37도루를 기록했다. 2026년의 키움이 아시아 프로야구 단일 시즌 최저 도루 신기록을 경신할 수도 있는 셈이다.

팀 OPS 꼴찌에 머무르고 있는 2026년의 키움과 달리, 2004년 요미우리는 '뛸 필요가 없는 팀'이었다. 터피 로즈(45홈런)·고쿠보 히로키(41홈런)·아베 신노스케(33홈런)·다카하시 요시노부(30홈런)·로베르토 페타지니(29홈런) 등으로 구성된 강타선이 259개의 홈런을 합작하며 단일 시즌 리그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키움은 현재까지 KBO리그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홈런 타자가 없다. 시즌 중 영입한 맷 데이비슨의 8홈런(이적 후 무홈런)이 팀 내 최다 기록이다.

대만 프로야구(CPBL)에서는 2012년 싱눙 불스(現 푸방 가디언스)가 120경기 동안 37개 도루를 기록했다. 당시 싱눙은 모기업의 적자 문제로 CPBL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를 기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선수단 전원 대만인 구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했으나, 그 결과는 투·타 리그 최하위권이라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싱눙은 2012시즌 후 싱눙그룹이 구단 경영을 포기하면서 EDA 라이노스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다만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단일 시즌 최저 도루 기록까지 넘볼 수는 없다. 1957년의 워싱턴 세네터스(現 미네소타 트윈스)가 154경기 체제에서 13도루에 그쳤기 때문이다.


■ 그래서 왜 안 뛰나?

키움에 대한 한 가지 의문은 '왜 도루 자체를 시도하지 않는가'다. 1957년 세네터스, 1983년 삼미, 2004년 요미우리, 2012년 싱눙 모두 '느린 야구'를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도루 성공률이 50% 언저리에 머물 정도로 선수단의 베이스를 훔칠 역량 자체가 떨어졌을 뿐이다. 반면 단 17회의 도루 시도가 보여주듯, 이번 시즌의 키움은 애초부터 뛸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물론 현대 야구에서 도루의 가치가 과거에 비해 낮게 평가받는 것은 사실이다. 단 17회의 도루를 시도했지만 88.2%의 도루 성공률을 기록한 키움이 팀 도루 9위 KT(도루 성공률 57.4%)보다 효율적인 야구를 하고 있다는 반론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키움의 전반기 도루 RAA(리그 평균 대비 득점 기여도)는 -0.99로 리그 7위였다. 임지열(13개), 박주홍(11개) 등의 선수들이 과감히 도루에 시도했던 지난해(5.78·1위)보다 훨씬 낮아졌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정작 2군(고양 히어로즈)에서는 뛰는 야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7월 14일 기준 고양은 퓨처스리그 12개 구단 중 네 번째로 많은 도루를 기록했다(66개). 퓨처스 도루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없지만, 서유신(10개)·유정택(9개)·염승원(8개)·박채울(6개)·원성준(6개) 등 여러 선수들이 골고루 도루를 시도했다. 이번 시즌 1군에서 단 하나의 도루도 시도하지 않았던 권혁빈 역시 퓨처스 24경기 동안 5개 도루를 기록했다.

설종진 감독은 지난달 16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도루는 성공하면 득점 기대치를 높일 수 있지만 실패할 때 팀 분위기가 저하되고 경기 흐름이 끊긴다"며 도루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고양은 설종진 감독이 2군 사령탑을 맡았던 지난 6년 내내 팀 도루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연속으로 해당 지표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단일 시즌 최저 도루를 기록한 팀 역시 설종진 감독이 이끌었던 2024년의 고양이다(100경기 24개). 


※ 글쓴이의 인필드 리포트 합류 이전 포스팅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brunch.co.kr/@positiveness)

#야구#프로야구#KBO리그#키움 히어로즈#도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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