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83승 4무 57패, 2위) VS LG 트윈스 (85승 3무 56패, 1위)

최종 목표까지 단 4승만이 남았다.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난적 삼성 라이온즈를 3승 2패로 물리친 한화는 이제 탄탄한 밸런스를 갖춘 현 시점 리그 최강팀 LG 트윈스가 기다리는 잠실에서 그들이 꿈에 그리던 V2를 위한 비상을 준비한다. 플레이오프는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었다. 강력할 것이라 예상했던 한화의 마운드는 첫 경기부터 삼성 타자들에게 맹폭을 당했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타격이 오히려 폭발력을 보여주면서 시리즈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최종전까지 혈투를 펼친 탓에 한화는 가장 강력한 선발 카드 폰세와 와이스를 시리즈 첫 2경기에 쓸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반면 LG는 정규시즌 우승으로 코리안시리즈 직행이라는 베네핏을 얻었고, 톨허스트와 치리노스를 모두 첫 두 경기에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선발 매치업이나 투수 운용의 측면에서 볼 때, 한화보다는 LG가 좀 더 여유있게 경기를 치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년만의 리그 정상 복귀에 도전하는 ‘무적’ LG 트윈스, 26년만의 우승이자 21세기 첫 우승에 도전하는 ‘최강’ 한화 이글스. 누가 팬들의 간절한 외침에 보답할 수 있을까?
예상 선발 로테이션
1차전 문동주 VS 톨허스트
2차전 류현진 VS 치리노스
3차전 폰세 VS 임찬규
4차전 와이스 VS 손주영
5차전 문동주 VS 톨허스트
6차전 류현진 VS 치리노스
7차전 폰세 VS 임찬규
상대전적 8승 1무 7패 LG 우세
#1 불안한 뒷문, 해결책은?

한화와 LG는 ‘불펜’ 이라는 같은 고민을 가지고 이번 코리안시리즈에 임한다. 시즌 내내 강력함을 뽐냈던 한화의 불펜은 불을 뿜는 삼성 타선에 속절없이 무너졌고, 33세이브로 든든했던 불펜의 핵 김서현은 9월 이후 아직까지도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며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과 4차전 홈런을 허용했다. 김서현이 살아나지 않자 김경문 감독은 선발 문동주를 불펜으로 돌리고 한 경기를 신인 정우주에게 오프너를 맡기는 초강수를 두어 성공을 거두었지만, LG를 상대로는 이미 문동주 카드를 1차전 선발로 예고하며 불펜보다는 선발로 구상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코리안시리즈에서는 김서현의 부활이 한화 불펜에서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LG 역시 밸런스가 좋았지만 한화보다는 정규시즌 불펜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확실한 마무리 유영찬이 자리를 비우는 일이 적지 않았고, 장현식은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신인 김영우가 올라와 불을 꺼 주면서 이른바 집단 마무리 형태로 시즌을 어찌저찌 1위로 끝마쳤다. 그만큼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 누구를 활용하더라도 어느 정도 본인의 역할은 해줄 수 있는, 활용 가능한 가용 자원이 많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2 같은 듯 다른 팀컬러, “한 베이스 더”를 주목하라.

두 팀 감독은 모두 작은 디테일 하나를 아주 중요시하는 감독들이다. “뛰는 야구”의 대표 주자들로, 단타를 2루타로 바꿔 내거나 적극적인 도루나 작전 등을 통해 득점권에 주자를 가져다 놓는 것을 좋아한다. 코리안시리즈와 같은 단기전의 경우 워낙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내야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주자들의 움직임 하나가 정규시즌보다 훨씬 크게 다가오게 된다. 두 팀은 누구나 뛸 수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양 팀 테이블 세터는 약간 다른 느낌으로 마운드 위 투수들을 흔든다. LG의 홍창기와 신민재 듀오는 좋은 선구안과 확실한 컨택 능력으로 연속 출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반면, 한화의 손아섭, 리베라토 듀오는 출루 능력은 LG에 비해 떨어지지만 일발 장타를 가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한 방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가져다 놓거나 득점을 생산해 내는 데 능력을 보이는 선수들이다. 연속 출루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팀과, 한명이 아웃되더라도 단숨에 득점권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팀의 대결, 최종적으로 웃는 팀은 누가 될까?
#3 25 드래프트 동기 맞대결 (정우주 VS 김영우)

2025년 신인 드래프트, 한화는 전주고 우완 정우주를, LG는 서울고 우완 김영우를 1라운더로 선택했고, 이 둘은 올 시즌 팀이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오는 데 있어 큰 공을 세웠다. 정우주와 김영우 모두 폭발적인 직구로 타자들의 배트를 압도하는 유형으로, 공 끝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타자들이 공을 맞추기 어렵고, 설령 컨택으로 이어졌다고 하더라도 양질의 타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양 팀의 불펜 상황을 고려할 때, 두 선수 모두 경기 후반 중요 승부처에서 등판할 가능성이 높은데,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도 과연 자신들의 구위를 믿고 과감하게 타자들과 승부할 수 있는지와 타자들이 그 빠른 공들을 얼마나 정타로 연결하여 결과를 생산해 내는가가 결국 양 팀의 승패와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갓 성인이 된 두 투수의 대결, 어린 나이에 팀의 운명을 지고 던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팀의 입장에서는 대체 불가의 자원이기에 그들은 본인의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을 소화해 내야지만이 계산이 서는 투수 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4 1차전을 7차전처럼

2025시즌, 두 팀간 맞대결에서는 첫 경기를 가져간 팀이 해당 시리즈를 가져갔다. 분위기가 중요한 단기전, 한화는 플레이오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갈 필요가 있고, LG는 1차전을 승리하여 그 기세를 본인들의 것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중요한 경기, 선봉으로는 각각 한화 문동주, LG 톨허스트가 나선다. 문동주는 올 시즌 11승과 4.02의 ERA, 톨허스트는 6승 2.86의 ERA를 나타냈다. 전체적인 지표에서는 문동주에 비해 톨허스트가 조금은 앞서 있는 상황. 그러나 문동주는 그 뜨거운 삼성의 타선을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6이닝 0.00으로 막아내며 완벽한 대전 왕자의 면모를 보였기 때문에, 그 기세를 이어간다면 한화 입장에서는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톨허스트의 경우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대체 용병 선수로 들어와 초반에는 미스터 제로의 위용을 보였다. 그러나 시즌 막판 한 경기 5실점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경험 역시 존재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 LG 입장에서는 입단 초기 극강의 모습을 보이던 톨허스트가 돌아온다면 1차전을 비교적 쉽게 승리로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EY PLAYER
한화 타자: 손아섭 한화 투수: 류현진
LG 타자: 문보경 LG 투수: 임찬규

양 팀의 키 플레이어는 타자 쪽에서는 손아섭과 문보경, 투수 쪽에서는 류현진과 임찬규를 골랐다. 손아섭은 트레이드 마감시한 즈음 한화가 우승을 위한 승부수로 26드래프트 3라운드 픽과 현금 3억을 NC에 넘기는 조건으로 영입했다. 플레이오프의 타격감보다는 조금 더 뜨거운 모습으로 한화 공격의 활로를 열어 팀이 본인을 영입한 이유를 증명할 필요가 있고 문보경은 정규시즌 막바지 부진하면서 몇 경기 선발에서 제외되기도 했는데, 부진을 얼른 털어내고 LG 4번 타자로서의 해결사 면모를 보여주면서 오스틴-문보경-김현수로 이어지는 30홈런-100타점-0.300 트리오의 위용을 되찾아야 한다. 투수를 보면 류현진은 한화의 과거이자 현재로,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한화에서도 19년전 마지막 코리안시리즈를 경험했고, MLB의 LA다저스에서도 평균 자책점 1위와 월드시리즈 무대를 여러 번 밟아 본 경험이 있다. 본인이 왜 KBO와 MLB에서 최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는지를 스스로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증명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LG 상대 기록 역시 올 시즌 4경기 1승 1.08로 극강의 모습이기 때문에 한화 입장에서는 류현진의 활약이 무조건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임찬규는 LG 토종 에이스로, 시속 150km의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의 커맨드형 투수이다. LG가 29년만에 통합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던 2023년부터 꾸준하게 3점대의 ERA로 팀에게 믿음을 주고 있으며 상대 전적에서도 한화에 5경기 2승 1패 1.59로 아주 강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해 볼만 하다. 두 구단을 대표하는 토종 자존심 맞대결, 이 대결에서 우위를 가져오는 쪽은 그토록 꿈꾸던 우승에 한 발자국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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