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좋아하는 우리에겐 나의 팀을 구축해서 우승하고 싶은 욕구는 한 번 쯤은 갖고 있을 것 같다. 실제 현실에서 팀을 매니징 할 수는 없겠지만, 실제 플레이하는 선수를 뽑아 가상의 팀을 만들어 경기 중에 나오는 성적을 기반으로 경쟁하는 판타지리그에서는 이 욕구를 현실화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판타지 스포츠의 고향인 북미 지역에서는 6,000만 명 이상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

출처: https://www.miamistudent.net/article/2023/10/the-history-of-one-of-college-students-favorite-pastimes-fantasy-sports

미국의 경우 현재 대부분 주에서 풀시즌 판타지 리그에 대해서도 합법적으로 참가비를 받고 상금으로 걸 수 있으며, 2018년 연방 대법원 판결 이전까지 스포츠도박이 불법이였기에 판타지 스포츠를 주 단위, 일 단위로 짧게 끊어서 사실상 스포츠 베팅의 대안으로도 알려졌던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DFS)처럼 시장이 잘 발달되어 있다. 이러한 북미지역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 시장의 규모을 보면 2025년 149억 1천만 달러로 추산되고, 2030년까지 273억 6천만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타지 야구 리그의 유형

판타지 야구 리그는 리그 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가장 흔한 리그 유형 차이는 순위를 메기는 방법에 따라서 나뉘게 된다. 크게 헤투헤(Head-to-Head, H2H)로티세리(Rotisserie), 시즌 포인트로 나뉘어진다.

순위 책정 방법에 따른 리그 방식

먼저 헤투헤 리그는 맞대결 리그로 각 팀은 매주 다른 상대를 만나서 직접 경쟁하는 방식으로 승패를 결정하여 순위를 정한다. 그리고 헤투헤 리그는 실제 정규 시즌 막판을(주로 9월) 플레이오프로 만들어 경쟁을 유도하기에 가장 인기가 많다. 하지만 각 주별로 상대팀 로스터의 구성에 따라 맞춤 전략이(ex. 상대팀에 장타자가 많다면 다른 스탯을 노리는 방식으로) 필요하기에 첫 시즌부터 바로 헤투헤로 간다면 난이도가 어려울 것이다.

실제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리그를 예로 들어

한편 야후 기준으로 헤투헤 리그는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에 따라서 포인트, 카테고리, One Win으로 나뉘는데 포인트리그각 통계 항목에 특정한 포인트 값을(ex. 홈런 4, 1루타 1) 할당하여 이를 합산하여 승무패를 구한다. 시즌 포인트의 경우 맞대결 형식이 아닌 시즌 총합산 순위를 구하게 된다.

예시, 출처: https://ftnfantasy.com/mlb/fantasy-baseball-2025-h2h-points-primer-navigating-cbs-espn-yahoo

그 다음으로 카테고리형 헤투헤 리그는 각 통계 별로 승무패를 계산하게 된다. 아래 예시로 든 리그의 경우 H/AB를 제외한 총 22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고 경기 결과에 따른 주차 성적은 13승 2무 7패가 반영되게 된다. One Win으로 되어 있는 리그의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1승 0패가 주간 성적으로 반영된다. 전자의 장점이라면 각 통계가 성적에 반영되기에 크게 앞서나가거나, 점수 차이를 좁히기 위하여 끝까지 경쟁을 유도할 수 있고, 후자의 경우 성적을 한 눈에 보기가 쉽다.

마지막으로 로티세리(Rotisserie, 일명 Roto)리그는 각 통계의 순위를 점수로 총 합산이 높은 팀이 우승하는 리그로 한 시즌을 긴호흡으로 운영하는 리그이다. 헤투헤 리그는 주간 단위 성적이 중요하므로 특정 주에 몰아서 성적이 나와도 반영되는 부분이 제한적이나 반면 로티세리 형식의 리그는 시즌 전체 성적을 보기에 선수들이 기록한 성적이 모두 반영된다. 그렇기에 로티세리 리그가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아 입문용으로 좋으며, 필자도 로티로 입문하여 헤투헤까지 참여하고 있다.

로티세리 리그 성적 예시

이외에도 로스터 변형 방식의 리그도 있다. 이 경우는 다년제·헤투헤 방식의 리그로 키퍼 리그(Keeper leagues)는 첫 시즌에는 일반 드래프트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이후 리그 설정에 따라 선수를 지정하여 로스터에 유지시킬 수 있고 보호된 선수는 드래프트에서 지명이 불가능하다. 다이너스티 리그(Dynasty Leagues)도 있는데 거의 선수 전원을 로스터에 유지 시킬 수 있다.

판타지리그, 어떻게 할 수 있나요?

이쯤되면 이렇게 재미있는 판타지리그를 하는 법이 궁금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아쉽게도 한국어를 지원하는 사이트는 없고 국내에서는 거의 대부분 야후ESPN을 통하여 플레이를 하게 된다. 리그 공개, 비공개 리그로 나뉘는데 공개 리그의 경우 야후 판타지를 접속하여 Join a League=>Custom Leagues로 들어가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뜨는데 Join League로 뜨는 창이 공개리그이다.

그렇지만 국내 유저들과 야구에 관한 이야기도 하면서 경쟁을 즐기고 싶을 것이라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고여있는 폐쇄적인 구조라서 드래프트가 진행되는 1월~2월 전후로 사이트를 돌면서 발품을 팔아야한다. 특히 헤투헤 리그의 경우 타이트하고 경쟁력있는 리그를 지향하기 위하여 리그별로 빡빡한 로컬룰을 두기에 초보 유저가 진입하기란 쉽지 않고 판타지 리그를 참여하다가 괜찮은 실력을 갖추면 건너 건너 추천해서 영입하는 거 같다.

필자가 참여하는 20인 헤투헤 리그의 로컬룰. 주간 이닝 미달 2회의 경우에도 퇴출되기에 부상자 관리도 필수이다.

필자 역시 블로그를 하다가 이웃 블로거의 추천이 없었다면 아마도 판타지리그는 눈팅만 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내년 시즌 시작 전에 새로 유입되는 분들을 도와드릴 수 있는 로티세리 리그 하나를 만들어 같이 1시즌간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시작이 절반, 드래프트

시즌 시작에 앞서서 가장 먼저해야 할 일은 팀을 승리로 이끌 로스터를 구축하는 작업이다. 보통 팀 당 대략 20명 내외의 선수를 뽑기에 어렵지만 드래프트를 망친다면 그 시즌은 매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비공개 리그에 참여했다는 가정하에 거의 대부분 리그의 지명 순서는 일명 ㄹ자 드래프트로 불리는 “스네이크” 방식의 드래프트를 채택한다. 당연하게도 1번 사람이 5번에도 지명하면 밸런스가 붕괴되기에 당연한 선택이다. 때문에 앞이나 뒷순서의 번호가 걸리면 연속으로 지명할 수 있는 점이 장단점이 될 수 있다.

스네이크 드래프트 예시. 출처: https://www.red-gate.com/simple-talk/databases/sql-server/t-sql-programming-sql-server/snake-draft-sorting-in-sql-server-part-1/

드래프트의 순서를 정하면 진행 방법은 크게 게시판 혹은 라이브 2가지 방식 중 하나로 진행되게 된다. 게시판 드랩의 경우 톡방 게시판에 드랩용으로 글을 만들고 지명 순서대로 댓글을 남겨 선수를 뽑는 방법이다. 지명 선수 확인을 위하여 구글 스프레드 시트를 별도로 만들어 지명 후에 시트에 본인이 지명한 선수를 추가해주는 것도 필수. 개개인의 일상을 고려해주는 것이 장점이나,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지명을 안하면 늘어져서 재미를 반감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장시간 자리를 비울 것으로 예상될 때는 대픽을 남기고 가는 것이 타 참가자에 대한 예의이며 그렇지 않으면 랭킹 순으로 오토픽 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게시판 드랩의 예시

한편 라이브 드래프트의 경우 리그원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는 특정 시간을 정하여 홈페이지 내의 드래프트 기능을 활용하여 실제 드래프트처럼 뽑는 시간 제한을 두면서 뽑는 방식이다. 랭킹과 나간 선수를 바로 볼 수 있어서 선수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픽 당 1분 내외의 시간 제한이 있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 아래 리그의 경우 45초 컷이여서 중반 라운드에서 고민하다가 다른 선수를 지명하는 참사가 벌어졌었다.

라이브 드랩의 예시

로스터 관리를 잘하는 법

드래프트로 로스터를 완성했다면 로스터 관리이다. 로스터 관리 측면에서는 얼마나 자주 선수단을 정리할지, Waiver를 어떻게 쓸지가 가장 중요하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트레이드 외에도 Add와 Drop을 통하여 팀을 찾지 못하여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

그리고 선수를 드랍하게 되면 3일간 웨이버의 과정을 거치고 이 기간에는 바로 애드할 수 없고 현실처럼 클레임을 받는다. 단독 입찰이라면 상관 없겠지만 2명 이상의 입찰이 발생할 경우 순위를 정하게 된다. 이 경우 웨이버 순위가 높은(1에 가까운) 사람이 애드할 수 있다. 웨이버로 애드에 성공하면 웨이버 순위가 최하위로 순위가 내려가기에 단독 입찰이라도 웨이버 순위는 최하위로 내려가므로 단독 입찰이 예상되면 정말 급한 선수가 아닌 이상 웨이버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애드하면 된다.

잘하거나 부진한 선수의 적절한 정리 역시 매니징 능력이다. 아마도 가장 힘든 부분은 부진한 선수를 언제 포기해야할지라 생각된다. 드래프트 상위권 선수라면 장기 부상이 아니라면 안타깝지만 끌고가는 것이 답인 거 같다. 필자의 올 시즌을 예로 들면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꼽을 수 있을 거 같다. 현재는 100위권 이내로 들어왔기에 프리시즌 드래프트 랭킹보단 높아졌지만 5월말 들어갈 때까지 1할대를 쳤기에 600등대까지 떨어졌었다. 후술할 기준으로 했다면 옐리치는 현재 다른 팀에 있었을 것이다.

결국 드래프트 순번 기준으로 2/3 이전에 뽑았거나 그 이후에 뽑았어도 믿어볼 선수라면 로티세리 기준으로 최소 50타석, 정말 많이 보면 100타석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한다. 이 정도 되면 시즌 시작 기준으로는 대략 4월 중순~하순이 되는데 1달 정도면 충분한 시간이라 보여진다. 부상이나 서번트 역시 반등의 여지가 없다면 시장으로 보내주면 된다. 하지만 500등대에서 드랍하고 바로 당일에 만루홈런으로 부활했던 인디아의 사례가 있었기에 이 경우에 서번트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당시 부진한 클래식 성적에도 인디아의 xBA나 Discipline 관련 지표들은 평년보다도 좋았기 때문이다.

로스터 관리 중에는 투수를 스트리밍하는 방법도 있다. 헤투헤를 채택하는 리그에는 리그의 로스터 구성을 고려하여 최소 투구 이닝 제한이 있다. 아래의 리그는 선발 3명, 불펜 3명, 투수 2명, 벤치 최대 3명의 방식으로 1주에 36이닝 이상을 투구해야 한다. 이는 팀이 중간 계투 선수들만 포함시켜 ERA, WHIP 등의 특정 스탯만 초점을 맞추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요소. 반대로 선발투수만 너무 넣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최대 이닝 제한을 두는 리그도 있다.

로스터가 빡빡한 리그는 가끔씩 믿었던 선수가 무너지면서 이닝 미달이 나오는 경우가 있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팀에서 최하위에 해당하는 선수를 경기 등판 날마다 애드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다만 이 전략에는 리스크가 있기에 선수의 성적 및 매치업을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트레이드를 위하여

트레이드로 윈-윈이 될 수도 있고 혹은 특정 한 쪽의 우위로 끝나거나 루즈-루즈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드래프트 이후 상위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트레이드이며 디포토처럼 중독이 될 수도 있다. 리그 밸런스 붕괴를 막기 위해서 한쪽이 크게 유리한 트레이드는 리그원들에 의하여 반려처리가 되기에 부담 없이 찔러보자.

먼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 트레이드가 성사되려면 상대방도 시간을 소모하는 만큼 뭉뚱그리는 것보다 선수 이름까지는 아니여도 최소한 포지션은 콕 찝어서 언급해주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 NFS를 최대한 줄여주는 것이 좋다. 옵션이 많아야 원활한 트레이드가 가능한데 선수를 최대한 지키기 위해서, 혹은 특정 누구만을 영입하기 위해서 선택지를 줄여버리면 답이 안나온다. 핵심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그만한 가치를 제공해야하며, 내줄 생각이 없다면 상대방도 비슷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될 수 있다면 상대 팀의 로스터를 보고 필요할 것 같은 선수를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다대일 트레이드 상황에서 최상위권을 데려오기 위해 “다”를 주는 경우 생각보다 높은 댓가를 제공해야한다. 당연하게도 100등과 200등의 격차보다 10등과 70등의 격차 중에서 후자가 훨씬 클 것이다. 그래서 단순 순위 숫자 계산만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아래의 트레이드를 예로 들면 20위대의 케텔 마르테를 영입하기 위하여 60위권이였던 선수 2명 파블로 로페즈와 메이슨 밀러를 내줬다.

반면 리그원의 투표에 의하여 반려된 트레이드를 보자. 당시 시즌 랭킹 10위 정도인 바윗주를 영입하기 위해 각각 60위, 70위 수준인 로돈과 벨린저를 제시했다. 이 분은 랭킹 상 로돈보다도 상급 성적을 찍고있던 발데스가 있었기에 벨린저는 고정 시키는 것이라면 선발에서 로돈보다 순위가 더 높은 급으로 올려 발데스를 제시했어야 통과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뉴비를 위한 판타지리그 기초 팁

판타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위한 몇가지 팁을 끝으로 마치고자 한다. 먼저 참고하면 좋은 사이트로는 드래프트 랭킹 확인 외에도 선수 추천 등을 볼 수 있는 FantayPros, 부상자의 예상 복귀 시점 및 판타지 스포츠에 대한 소식을 찾아볼 수 있는 Rotowire(LG유플러스 와이파이 접속 불가능)가 있다.

두 번째로는 서번트의 활용법. 타구질이 형편 없는 선수들은 서번트에서는 나쁜 선수로 취급이 된다. 그러나 그 선수들의 실제 성적이 꾸준하게 좋다면 효용성이 높으며 판타지에서 순위에 반영되는 스탯들은 클래식 스탯들 위주이기에 당연하게도 로스터에 포함시켜야 한다.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루이스 아라에즈를 볼 수 있다. 타율과 1루타 생산, 삼진율은 리그에서 최상급 수준이기에 그냥 서번트를 거르고 순번 보고 뽑으면 된다.

드래프트 후반으로 가면 랭킹의 의미가 낮아지며 소신픽이 많이 나타난다. 그렇기에 서번트는 주로 중하위권 레벨에 있는 선수를 팀에 포함시킬 때 참고하기엔 매우 유용한 자료이다. 본인은 뽑지 않았지만 대표적으로 올 시즌 드래프트에서 조나단 아란다를 볼 수 있다. 참여했던 리그의 드래프트들을 보면 아란다는 주로 300픽 내외에서 드래프트 되거나 언드래프티로 남은 리그도 있었다. 스몰 샘플이지만 서번트가 워낙 좋았기에 MLB.com에서는 브레이크아웃 후보로 봤지만 랭킹을 볼 때 후반까지 내려오는 것은 당연했다.

마지막으로는 아직 데뷔하지 않은 유망주를 드래프트에서 뽑아도 괜찮을까? 이에 대한 필자의 의견은 부정적이다. 데뷔가 공언됬거나, 스킨스·랭포드급으로 마이너를 폭격하지 않는 이상 주로 200위 이후로 뽑기에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미경처럼 찾을 열정만 있다면 드래프트를 몇 번 했을 때 200위권 아래에서도 충분히 검증됬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내려온 선수, 샘플이 부족하여 저평가 된 선수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뽑을 선수들이 많은데 굳이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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