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 곳이 판타지 리그이지만 예기치 못한 주축 선수들의 부상은 자연재해에 가깝다. 그렇기에 부상 관리만 잘 된다면 못해도 중위권은 보장되곤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팔꿈치 척골측부인대(UCL) 재건술, 일명 토미존 수술을 받고 돌아오는 투수를 뽑는다면 적어도 팔꿈치 부상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수 있다.
또한 토미존 수술을 받고 복귀한 선수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랭킹이 고점보다 낮게 평가 받기에 잠재적인 1~2선발급의 선수를 저가에 뽑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온 선수를 뽑는 것이 바이 더 딥 전략이였을까? 아니면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것이였을까?
UCL 치료술에 대하여
투수들이 더 많은 힘을 쥐어짜면서 팔꿈치 부상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구속이 증가할 수록 팔꿈치에 가해지는 토크는 커지는데 1마일의 증가는 팔꿈치에 가해지는 힘이 1토크 증가와 거의 같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 결과 매년 20~30명 안팎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토미존 수술을 받고 있다. 특히 2021년 MLB 드래프트 컴바인에서 미국 최고의 아마추어 투수들 245명의 팔꿈치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MRI를 분석한 결과 전체 70%의 선수가 팔꿈치 MRI 이상 소견을 보였으며 그 중 27%는 UCL 완전 파열, 24%는 UCL 부분 파열이 발견됬을 만큼 투수들의 팔은 극심한 부담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UCL이 파열된 경우 취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혈청 주사로 알려진 “PRP 시술“과 흔히 “토미존 수술“로 알려진 UCL 재건술, 그리고 “UCL 복구 수술“이 있다. 먼저 PRP 시술의 경우 자신의 몸에서 채취한 혈액을 고농도로 만든 후 다시 치료 부위에 주입하는 시술로 투수기준 복귀까지 평균 12주가 걸린다는 빠른 복귀가 장점이나 급성으로 발생하여 완전 파열시 치유 가능성이 낮은 한계로 인하여 결국 토미존 수술로 이어지곤 한다.

가장 확실한 UCL 파열의 치료법은 인대를 재건하는 토미존 수술로 UCL의 완전 파열시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며 50년이 넘은 수술인 만큼 데이터가 매우 많이 나와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실전 복귀까지 평균적으로 12~14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단점이며 거의 대부분의 선수가 복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외과적으로 완전히 성공이 보장된 수술은 아니라는 문제도 있다.
UCL 수술의 최근 트렌드는 내부 부목(Internal Brace)을 활용한 복구 수술인데 고강도의 합성테이프(실)을 이용하여 인대를 지지하는 보강술이며 조직 손상이 비교적 적어 빠르면 9개월만에 복귀도 가능하다. 이전까지는 성공적으로 복귀한 데이터를 찾기가 어려웠으나 올 시즌 드류 라스무센, 루카스 지올리토가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보내고 있기에 안정적인 복귀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ADP 비교를 통해 찾아보는 고수익 기회
토미존 수술을 받은 선수는 일반적으로 14개월 정도 후에 복귀하는 만큼 짧게는 1시즌, 길게는 2시즌에 가깝게 실전 공백이 생긴다. 이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드래프트 당시 평가받는 랭킹은 많이 낮아질 수 밖에 없고 이는 고점을 찍어본 전적이 있는 선수를 상대적으로 후순위에서 뽑을 수 있는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토미존 수술을 받은 선수들의 수술 전후 시즌의 판타지 리그 평균 드래프트 순위인 ADP(Average Draft Position) 변화를 통하여 가치의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 ADP는 여러 판타지 리그에서 진행된 실제 및 모의 드래프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며 시장 가치를 식별해낼 수 있다. 만약 특정 선수의 ADP가 50.5라면 평균적으로 50픽 수준에서 뽑히는 것이며, 16인 리그 기준 4라운드 초반에 뽑힌다는 뜻이다.
ADP 비교는 토미존 수술 혹은 내부 부목 수술을 받고 복귀한 선수 중 2021시즌부터 복귀하는 주요 선발 투수들을 뽑았으며, fantasypros에서 제공하는 총 6개의 플랫폼(ESPN, CBS, RTSports, Fantrax, NFC, Yahoo!)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하였다. ADP 비교에 들어갈 수술 후 시즌의 기준은 특별한 이유를 후술하지 않는다면 수술 이후 14개월 기준으로 해당되는 시즌을 정했다. 먼저 2021년에 복귀할 예정이였던 선수는 제임슨 타이욘, 루이스 세베리노, 크리스 세일, 노아 신더가드, 총 4명의 선수를 선정했다.
제임슨 타이욘은 2018년 191이닝과 함께 17위에 해당하는 3.9의 fWAR를 기록하면서 2019 시즌을 앞두고 솔리드한 SP2 수준으로 평가받았었다. 토미존 수술을 받고 풀시즌이 예상되었던 2021년의 경우 100위 후반, SP4 수준의 평가로 크게 내려갔다. 세베리노와 타이욘의 달랐던 부분은 수술 시기로 2020년 2월 27일에 수술을 받았던 세베리노는 14개월 기준으로 5월은 되어야 복귀가 가능했기에 드래프트 막판인 300위권, SP6급으로 낮아졌다.


2020년 3월 말에 토미존 수술을 받은 세일과 신더가드도 빠르면 6월에 복귀를 볼 수 있었기에 SP5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1달이나 늦은 수술에도 불구하고 세베리노보다 순위가 높았던 것은 수술 이전 고점의 평가가 훨씬 높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재활의 과정만 빠르게 진행되었다면 시즌의 반 정도를 포기하더라도 1선발을 5선발 가격에 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2022년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선수로는 저스틴 벌렌더와 마이크 클레빈저, 2명을 뽑았다. 이 둘은 2020년에 토미존 수술을 받았기에 충분히 2022년 시즌을 풀타임으로 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었다. 벌렌더는 AVG 기준 15.2에서 96.4로 1라운드 후반에서 6라운드 후반 혹은 7라운드 초반 수준의 평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리그 탑급 선발 투수를 SP2 하위 수준에서 뽑을 수 있다는 점, 클레빈저 역시 내구성 및 코로나 시기 숙소 무단 이탈 이슈가 있었던 것을 감안해도 상급 SP4에서 1선발을 쓸 수 있다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


2023년의 역시 타일러 글래스노우, 제임스 팩스턴 2명의 선수를 선정했으며 글래스노우는 내구성 이슈가 있긴했으나 2022시즌 종료 직전 14개월 이내에 메이저 복귀에 성공했기에 상위 레벨 선수 중에는 랭킹 방어력이 가장 좋았다. 반면 팩스턴은 글래스노우보다 4개월 일찍 수술을 받았음에도 2022시즌 복귀에 실패했기에 노쇠화에 따른 구위 저하와 더불어 로스터에 포함시킬 수 없을 정도로 평가가 하락했다.


2024년에 전반기 복귀가 가능했던 선수로는 워커 뷸러, 셰인 바즈, 존 민스, 크리스 페덱이 있었다. 뷸러의 경우 2021년 사이영 컨텐더까지 갔던 전적이 있었기에 수술 시즌에 부진했음에도 SP3으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이며, 바즈는 고점이 높은 유망주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다룰 선수 중 유일하게 ADP가 올라간 선수로 크리스 페덱이 있었는데 페덱의 경우 데뷔 시즌에서 보여준 모습으로 2020년 51.2위, 2021년 96.6위로 SP2 수준으로 평가받았기에 수술 직전 시즌의 순위가 매우 저점에서 나왔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후반부에 복귀하는 선수들로는 제이콥 디그롬, 로비 레이, 제프리 스프링스로 눈 여겨볼 것은 디그롬이다. 디그롬은 2023년 6월 12일에 수술을 받았기에 8월은 되어야 복귀가 가능했다. 그럼에도 다수의 사이트에서 드래프트가 가능한 SP6 수준의 선수로 평가받았다는 점이다. 빠른 복귀 이후에도 K/9 10을 넘는 구위를 보였기에 2025시즌에는 하위 SP1로 평가 받았다.

한편 로비 레이와 제프리 스프링스의 경우 2023년 5월에 수술을 받고 8월이 넘어가기 전에 7월에 복귀했기에 이들 역시 빠른 복귀력을 보였다. 두 선수 모두 이닝 소화력은 좋지 못했으나 K/9 10이 넘는 구위는 수술 이전과 동일했기에 ADP 방어력이 괜찮은 편이였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에 복귀한 선수 중에는 샌디 알칸타라, 셰인 맥클라나한, 이 가장 크게 언급되었었다. 알칸타라의 경우 2022년에 보여준 228이닝의 압도적 내구성, 맥클라나한은 2023년 부상 전까지도 ERA 3.29로 퍼포먼스를 보였기에 주변에서 얼리픽하는 분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토미존 수술 대신 내부 보조기 수술을 받은 선수는 스팬서 스트라이더, 드류 라스무센, 루카스 지올리토 등이 있었다. 이들 역시 토미존 수술을 받은 선수들과 비슷한 랭킹 변화를 보였다.



시즌 중반 복귀가 예상되었던 상위 선발급 선수로는 셰인 비버와 에우리 페레즈로 두 선수는 지난해 SP2 수준으로 평가받았었고 두 선수 모두 4월 초에 수술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고점에서는 내려왔지만 이미 검증된 에이스+최근 젊은 선수들의 수술 이후 복귀 속도가 느린점 등을 고려해서 비버의 평가가 상대적으로는 좋았었다. 그렇지만 빨라야 6월에 복귀가 가능했기에 드래프트 막판에 뽑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들을 종합할 때 출전 가능 일수의 한계로 5월 이후 복귀하는 선수의 랭킹 감소폭이 더 컸으며, 수술 전 랭킹을 기준으로 한 절대적인 변화 폭은 100위 이내 선수가 가장 적었지만 질적 변화는 상위권이 가장 컸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ADP와 실제 시즌 성적 비교
그렇다면 실제로 저점 매수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부상에서 복귀했던 선수들이 ADP 대비하여 얼마나 좋은 퍼포먼스를 만들었는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참여중인 4개의 리그에서 랭킹이 나오는 2023년 이후를 대상으로 조사하였으며 이들 리그의 평균을 실제 성적으로 산출했다. Total은 시즌 누적 순위이며, Average는 시즌 중 출전하는 1경기 평균 순위가 기준으로 된다.
평소에 토미존 수술을 받은 후 복귀하는 선수를 픽하는 것에 대한 신중한 생각이 있었는데 13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랭킹을 조사한 결과 해당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프리시즌과 비교하여 기대 이하의 시즌을 보냈다. ADP 하위권에서도 성적이 좋았던 선수가 있었기에 특별한 규칙적인 부분은 없었다. 또한 샌디 알칸타라와 워커 뷸러, 로비 레이와 같이 수술 전 내구성이 평균 이상이였던 선수들의 실제 성적에서의 유의미한 초과 성과의 결과를 확인할 수 없었다. 따라서 토미존 수술을 받고 복귀하는 선수의 지명을 신중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선택해야한다면 어떻게?
다만 2가지의 특이점을 찾아본다면 먼저 25~27세에 수술을 받은 선수의 성적이 좋지 못했다. 페덱을 제외한 이들의 공통점은 수술을 받았던 1년 전 시즌 사이영 컨텐더에 있던 선수들이였다. 그에 따라 복귀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ADP가 유지되었으나 복귀 이후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린다면 일반적으로 매니저들에게 관심이 있는 선수들인 SP1급이였던 선수가 SP3의 후반이나 SP4 정도로 밀렸을 때 고점을 믿고 뽑으려는 경향이 있지만 반대로 수술 전 SP2 후반~SP3으로 수술 전 100위권 초중반에 있던 선수를 공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로는 타일러 글라스노우, 드류 라스무센, 제이콥 디그롬과 같이 재활 속도가 붙어서 시즌 막바지에 조금이라도 복귀했던 선수들의 기록이 상대적으로 좋았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수술 후 복귀하여 실제 등판하여 경기력 복귀의 추이를 지켜보고 2번째 시즌을 노려보는 것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
실제 연구에서 복귀 첫 시즌의 일시적인 경기력 저하가 보고되고 있다. PITCHERLIST에서 2012년부터 2022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상 전 해에 비하여 복귀 첫 해의 평균 투구 이닝 수가 47이닝 감소했으며, FIP는 0.988, ERA는 1.116이 상승하는 결과로 경기력 저하를 가르키고 있다. 그렇지만 10년 전 구간에서 수술 후 2년차 시즌에는 이전과 근접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1974년~2018년 사이 MLB에서 UCL 재건술(토미존 수술) 수술 전 시즌 3시즌 동안 선발로 45경기 또는 구원으로 90경기 이상 등판한 216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ESPN, Yahoo, CBS의 플랫폼의 공식 계산식을 이용한 점수를 사전-사후 비교한 결과 전 플랫폼에서 수술 후 37~39%의 총점 감소가 있었다.

한편 이 연구에서는 수술 2시즌 전에 고점을 찍고 점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즉 경기력이 하락하는 신호는 미리 나오며, 수술 후 첫 시즌에 더욱 두드러지고 장기적으로는 수술 전 수준으로 성적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위의 연구와 비슷하게 2011년 이후 수술 그룹에서 수술 후 2번째 시즌에서 약간의 성적 반등이 보인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 비교했을 때는 회복 속도가 개선된 것은 확인할 수 있는 만큼 2년차를 노려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적용 가능성 및 결론
그럼에도 판타지 리그에서 드래프트에서는 상황에 따라서 토미존 수술을 받고 복귀하는 선수를 지명해야 할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는 드래프트 당시 ADP보다 더 낮은 단계까지 내려오거나, 수술 이전 중위권의 랭킹 혹은 시즌 중반 복귀 등으로 드래프트 때 막판에 지명할 수 있는 경우, 수술 복귀 후 2번째 시즌인 선수 지명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기준으로 내년 드래프트에서 고려해볼 선수들은 다음과 같으며 괄호 안 날짜는 복귀한 선수의 경우 복귀일, 복귀 예정의 경우 수술 날짜를 적용했다.
수술 복귀 후 2번째 시즌: 셰인 비버(25.08.22), 카일 브래디시(25.08.26), 로버트 개서, 루이스 가르시아, 알렉 마노아(9월 복귀 예정)
수술 이후 랭킹에 따른 고려: 브랙스턴 개럿(24.12.14), 조 머스그로브(24.10.11),
시즌 중반 복귀: 게릿 콜(25.03.11)
표본의 부족 및 후향적 연구 연구라는 점에서 개별 선수의 특성을 모두 반영 및 일반화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토미존 수술 이후 성적의 유의미한 감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ADP의 떡락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기대치를 더 낮추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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