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 포스트시즌 문을 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10월 6일 대구에서 열린다. 삼성은 4위로 일찍 자리를 굳히며 홈 관중 역대급 기록까지 세웠다. 9월 말엔 단일 시즌 160만 홈 관중을 돌파했다. 라이온즈 파크는 이번 시즌 동안 전 경기 매진을 밥 먹듯 해냈다.

한편 NC는 새로운 드라마를 적었다. 9연승으로 5강 싸움에 비집고 들어왔다. 정규 시즌 마지막 날 홈팬들 앞에서 당당하게 포스트시즌 티켓을 얻었다. 시즌 초 홈구장 사고와 떠돌이 일정이라는 악조건, 얇은 뎁스, 신임 사령탑 체제에서 시련을 겪으며 단단해졌다.

상대 전적은 삼성이 앞선다. 시즌 상대 전적 9승 7패로 앞섰다. 라이온즈 파크의 타자 친화적 환경은 장타 중심 삼성 타선에 유리하다. 선발 매치업도 삼성이 앞선다. NC는 방어적으로 타선 전략을 짜야한다. 낮은 존을 쓰는 싱커, 커터, 체인지업을 지독하게 커트해야 한다. 투구수를 늘리고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변화구를 공략해야 한다.

후라도는 투구 패턴상 장타를 노리는 중심 타선보다는 까다롭고 1, 2루 방면 타구를 잘 생산하는 권희동, 서호철 타순을 주의해야 한다. 월요일 대구 비 예보도 변수다. 인조 잔디에 빗물이 스며드면 땅볼 타구 속도가 빨라져 내야 수비는 더 까다로워진다. 연속된 출루로 생각지 못한 타순에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NC는 도루 시도율 1위 구단인 만큼 하위 타순에서 출루는 도루 저지율 8위 구단인 삼성에 까다롭기도 하다.

그만큼 3루수 김영웅과 유격수 이재현의 집중력이 중요하다. 헛스윙보다는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난 투수들이 나서는 만큼 실수 없이 타순을 넘겨야 단타를 맞더라도 득점은 막아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NC는 과감하게 정규 시즌과 180도 달라진 타순으로 경기에 나서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일 수 있다.

후라도와 다르게 원태인을 상대하는 2차전에는 공격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2차전까지 갔다는 것은 1차전 NC가 승리했다는 뜻이다. 분위기는 10연승 NC에게 완전히 넘어온 상태다. NC는 경기 초반 로케이션을 파고드는 패스트볼을 공략해야 한다. 반대로 1~2회 공략하지 못한다면 홈팬들 앞에서 원태인의 쇼가 될 수 있다. 원태인이 분위기를 잡은 상황 타자 타이밍을 꺾는 슬라이더와 땅볼을 유도하는 체인지업 조합은 대응하기 힘들다.

NC는 1차전 구창모가 등판한다. 이번 시즌 부상에서 돌아온 후 ‘건강한 구창모’를 한 번 더 증명했다. 긴 공백에도 여전히 KBO를 대표하는 에이스다. 하지만 역시 부상 복귀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투구수, 이닝 소화는 물음표다. 충분한 재활 없이 복귀한 만큼 긴 이닝은 위험성이 크다. 2023년 5월 이후 6이닝 이상, 2025년 3월 이후 5이닝 이상 투구도 없었다. 긴 이닝을 구사할수록 슬라이더, 스플리터 구위가 떨어지면 타자들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삼성 타자들은 구창모 투구수를 늘리기보단 공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투구수를 늘려 구원 투수를 더 빨리 등판하게 만드는 것보다 이닝 소화 부담 때문에 공격적으로 카운트를 잡을 구창모의 전략을 역으로 노려야 한다. 더군다나 멀티 이닝 소화가 가능하고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전사민, 김영규, 신영우 등이 충분한 휴식을 가진 만큼 불펜에서 승부를 본다는 전략은 내일이 없는 NC를 상대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

NC가 1차전을 잡는다면 2차전은 로건 앨런이 등판한다. 포심, 커터, 슬라이더, 체인지업 4가지 구종 레퍼토리 다양성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컨디션이 좋다면 퀄리티 스타트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위닝샷 구종이 없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타자들이 대처하기 쉬워진다. 유인구는 아무도 속지 않고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은 실투가 돼 장타와 볼넷 허용이 동시에 늘어난다.

불펜 싸움으로 간다면 NC가 유리해진다. 시즌 후반 제구와 구위가 돌아오며 순위 반등을 이끈 김재윤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양창섭과 배찬승이 잘 버텨주고는 있지만, 다른 투수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가라비토 불펜 합류는 고무적이다. 하지만 우타자가 많은 NC 타선 특성상 배찬승은 좋은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번 시즌 배찬승은 좌타 상대 ERA가 2.22 였던 반면 우타 상대로는 부진했다.

반면 NC는 불펜진이 촘촘하게 묶여있다. 계속된 선발진 부진으로 많은 부담, 누적된 피로가 있었지만 전사민, 김영규, 김진호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여전히 듬직하다. 시즌 후반 불펜으로 전향한 신영우와 제구가 흔들린 9월 20일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이어가는 중인 임지민도 대기한다.

삼성 투수 키플레이어는 양창섭이다. 필승조로서 승부처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했듯이 또 다른 필승조 배찬승의 약점상 양창섭이 불펜에서 대기할 가라비토 다음 불펜 1 옵션으로서 활약해야 한다.

타석에선 김영웅이 키다. NC는 두 경기 모두 좌완 선발을 예고했다. 다른 팀내 중심 좌타자 구자욱, 디아즈와 달리 좌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김영웅이 쉬어가는 구간이 되면 구창모나 로건이 힘을 비축할 틈이 생긴다. 적어도 투수들을 괴롭혀야 한다. 수비에서도 월요일, 화요일 비 예보로 인조 잔디가 젖으면 타구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작은 실책도 분위기가 최고조인 NC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

NC는 로건 앨런이 분위기를 쥐고 있다. 1차전을 잡고 올라온 2차전이라면, 로건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물론 앞으로 NC의 가을야구 흐름을 좌우한다. 이닝을 길게 가져가지 못하더라도 초반부터 전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선발로서 기대 역할은 다하지 못하더라도 팀 흐름을 끊어서는 안된다.

타선에선 권희동이 키 플레이어다. 화려한 홈런도 좋지만 파울과 좋은 선구안으로 끈질기게 투구수를 늘려서 후라도, 원태인의 흐름을 끊어내야 한다. 높게 떠오르는 변화구가 보이면 과감히 단타를 노리고 낮은 공은 끝까지 참아 출루를 만들어야 한다. 권희동이 한 타석을 길게 끌어 주기만 해도 다음 타자들이 더 유리하게 승부에 들어갈 수 있다.

홈구장에서 열리는 와일드카드, 삼성이 앞서며 경기를 시작한다. 홈과 4위 어드밴티지, 정규시즌 상대 전적, 선발 카드까지 ‘계산이 서는’ 요소들은 모두 삼성에게 있다.

반대로 분위기 최고를 자랑하는 NC 타선이 끈질기게 따라붙고 구창모와 로건이 버티는 시간을 늘려주면 경기 흐름은 곧 NC 쪽으로 기운다. NC가 후라도를 정규시즌 때처럼 공략하려 한다면 삼성이 큰 어려움 없이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가져감을 유의해야 한다.

관전 포인트는 경기 초반 후라도의 투구수 관리와 구창모가 5회까지 제 컨디션을 보이는가다. 3% 확률을 이겨낸 NC가 2년 연속 와일드카드 업셋으로 드라마를 더 써 내려갈지, 삼성이 안정적인 원투펀치와 폭발적인 타선을 필두로 인천으로 향할지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리즈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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