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 22일, 플로리다주 레이크 워스에서 한 소년이 태어났으니, 그의 이름은 바로 캠 스미스 (Cam Smith) 입니다. 훗날 대학 야구와 마이너리그를 파괴하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거물이 될 인물이죠.
캠 스미스는 싱글맘 밑에서 자랐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또래보다 일찍 철들었죠. 어머니가 밤늦게까지 일하는 동안, 캠은 학교에서 돌아와 스스로 숙제를 하고 저녁을 챙겨 먹는 등 일찍부터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법을 배웠습니다. 어머니는 이러한 환경이 그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다고 회상합니다.
놀랍게도, 어린 시절 캠의 첫 꿈은 야구선수가 아니었습니다. 5살 때 티볼을 시작했지만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면서 야구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스카우터들의 관심이 쏟아지자 비로소 야구를 직업으로 진지하게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그를 ‘너무 진지하다’고 말할 정도로 야구에 집중했습니다. 술이나 카페인을 절대 섭취하지 않았고, 방해 요소 없는 삶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죠. 이런 직업정신은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야간 경기가 있을 때면 경기가 시작하기 6시간 전, 가장 먼저 출근하는 선수가 되었으며 이러한 점 덕분에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의 선택 또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캠 스미스의 스토리를 풀어볼까 합니다. 우선 그의 대학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어릴 적부터 플로리다 주립대의 열렬한 팬이었던 캠 스미스는 뛰어난 야구 실력 덕분에 꿈에 그리던 학교의 입학 제안을 받게 되었고, 그렇게 플로리다 주립대에서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됩니다.
꿈에 그리던 대학 생활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대학교 1학년 시절, 캠은 타율 0.258, OPS 0.843이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고, 수비에서는 11개의 실책을 범했습니다. 신입생 시즌이 끝난 후, 그는 플레이트 디시플린, 헛스윙 문제, 그리고 지나치게 높은 땅볼 비율 등 여러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캠은 슬라이더나 헛스윙을 유도하는 공에 더 이상 속지 않기로 결심했고, 이러한 변화는 볼넷 증가와 삼진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덕분에 이어진 케이프 코드 리그에서는 리그 5위 타율, 리그 2위 홈런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성장한 캠은 최고의 2학년 시즌을 보냈습니다. 타율은 팀 내 최고인 0.387까지 치솟았고, OPS는 1.142를 기록했죠. 수비 실책도 7개로 크게 줄었습니다. 캠의 맹활약 덕분에 플로리다 주립대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칼리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칼리지 월드시리즈에서도 캠은 타율 0.314, 2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습니다.
대학교에서 2년간 뛰어난 활약을 펼친 캠 스미스에 대한 평가는 매우 좋았습니다. 그의 스카우팅 리포트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미스는 이미 뛰어난 체격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도 상당한 힘을 보여줍니다. 얼마나 꾸준히 안타를 쳐내느냐가 그의 플러스급 파워를 얼마나 자주 보여줄 수 있을지를 결정할 텐데, 그는 지난여름과 올봄에 이 질문에 훌륭하게 답했습니다.”
대학에서 맹활약하며 이제 프로 진출 준비를 마친 캠 스미스. 대망의 드래프트 데이, 1라운드 14번째 순서, 시카고 컵스의 지명으로 캠 스미스의 이름이 불리게 됩니다.

캠 스미스의 마이너리그 생활은 길지 않았습니다. 2024년, 그는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총 32경기를 소화하는 데 그쳤습니다.
애리조나 리그 싱글 A 레벨에서 첫발을 디딘 캠 스미스는 15경기 동안 1.175의 OPS를 기록하며 맹활약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무려 6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죠. 이후 A+ 레벨로 빠르게 콜업되어 12경기에서 0.921의 OPS를 기록했고, 곧장 더블 A까지 승격되었습니다. 더블 A에서는 5경기를 소화하며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짧은 마이너리그 기간 동안 캠 스미스는 77%의 컨택트율, EV90 (90th percentile Exit Velocity) 107마일, 43%의 하드힛 비율을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컵스와의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시카고 컵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카일 터커를 영입하기 위해, 캠 스미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은 것이죠.
그렇게 캠 스미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데뷔도 함께 말이죠.

트레이드 이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캠 스미스가 마이너리그 3루수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캠은 마이너리그에 머무를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자마자, 그는 말 그대로 ‘폭발적인’ 활약을 선보였습니다.
스프링캠프 첫 경기에서는 침착하게 두 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 능력을 과시하더니, 다음 경기에서는 무려 두 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그의 장타력을 유감없이 뽐냈습니다. 며칠 뒤에는 시원한 3루타를 기록했고, 또 며칠 후에는 다시 한번 홈런포를 가동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최종적으로 캠은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0.342, 4홈런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주전 선수였던 카일 터커와 알렉스 브레그먼을 잃으며 타선에 큰 공백이 생긴 상황이었습니다. 캠 스미스의 압도적인 활약을 지켜본 휴스턴 코치진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바로 캠 스미스를 우익수로 기용하여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합류시키기로 한 것입니다.그렇게 우익수 캠 스미스는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하게 됩니다. 마이너리그에서 단 32경기만을 소화한 후의 콜업은 매우 이례적이고 빠른 승격으로, 그의 잠재력과 스프링캠프에서의 뛰어난 기량을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그가 얼마나 빠르게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의 데뷔는 단순히 한 선수의 빅리그 입성을 넘어, 애스트로스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캠 스미스의 활약은 당장 엄청난 수준은 아닐지라도, 상당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격력은 꾸준히 향상되며 OPS가 0.700~0.750 사이를 오가고 있으며, 특히 그의 주루와 수비 능력은 더욱 주목할 만합니다.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지 불과 3~4개월 만에 그의 수비는 벌써 엘리트급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수비 지표인 OAA(Outs Above Average)는 4를 기록하며,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우익수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아직 송구의 정확도에서 약간의 불안함은 보이지만, 그의 강한 어깨 자체는 매우 좋은 편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그의 주루 능력입니다. 유망주 시절, 그의 주루 평가는 20-80 스케일에서 최고 45점을 받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현재 그는 리그에서 40번째로 빠른 선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앞으로 공격력만 조금 더 발전한다면, 공격, 수비, 주루 삼박자를 모두 갖춘 최고의 선수가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의 뛰어난 직업 윤리 덕분에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코칭스태프 역시 캠 스미스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경기장에 6시간이나 일찍 도착하는 캠 스미스의 좌우명은 ‘Think Small, Big things happen’ (작게 생각하면, 큰 일이 돌아온다)이라고 합니다. 어린 나이에도 벌써 성숙한 태도를 보이며, 명상까지 하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캠 스미스의 잠재력과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요? 그의 미래가 정말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캠 스미스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을 포함하여 다른 선수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시다면 언제든지 질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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