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MLB 올스타전이 홈런 더비 스윙 오프 끝에 내셔널리그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8회 올라온 밀워키의 신예 제이콥 미시오로스키가 이번 올스타전에서 가장 빠른 102.3마일(약 164.6km) 포심을 포함 100마일이 넘는 투구 9개를 던지면서 뜨거운 올스타전 데뷔전을 가졌다.

그렇지만 별들의 축제인 올스타전 시작에 앞서서 데뷔 후 단 5번의 선발 등판만을 가진 제이콥 미시오로스키를 올스타에 선발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논쟁으로 소동이 있었다. 특히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에 11경기 선발 등판만을 거친 전체 1순위 출신 폴 스킨스를 NL 올스타 팀의 선발 투수로 지명했던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였기에 이보다 경력이 반토막인 선수를 뽑는 이번 행보에 대하여 더 큰 불만 여론이 발생했다.
하지만 현행 올스타전의 투수 선발 과정에 대하여 이해하려는 노력과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것 같다. 만약 현행 규정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최고의 선수 대신 화제성이 높은 유망주를 뽑는게 맞는가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은 연례 행사화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정확한 이해와 건설적인 이야기가 필요하다.
올스타전 로스터는 리그당 타자 20명, 투수 12명으로 총 32명이 뽑힐 수 있고 추가로 커미셔너 직권으로 선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레전드 설렉션”로 포함될 수 있다. 과정의 순서로 보면 팬 투표=>선수 투표=>커미셔너 선정=>발표=>교체로 진행된다.

그런데 올스타전 팬 투표를 해본 경험이 있다면 투수를 뽑는 칸을 찾아볼 수가 없다. 투수들은 어떻게 선발될까? 이러한 로스터 선정에 관한 규정은 노사협약 Article XV-Miscellaneous에서 N.All-Star Game의 (2) Election and Selection Process에 따라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는 투수 선발에 대하여만 언급하려고 한다.

먼저 선수단 투표를 진행한다. 각 팀의 액티브 로스터 및 부상자 명단에 포함된 선수, 감독과 코치들은 각 리그의 선발 투수 5명과 구원 투수 3명에 대하여 투표를 할 수 있다. 투표로 선발이 완료되면 나머지 4명은 커미셔너의 재량으로 선발하여 올스타전 출전 선수를 발표하게 된다.
그다음으로는 정규리그 일정과 겹치거나 부상 이슈로 출전을 못 하게 될때 선수 교체 절차가 있다. 먼저 정규리그 일정과 겹쳐서 출전할 수 없는 경우에 대해서는 노사협약 ATTACHMENT 30, All-Star Game Usage for Sunday Pitchers에서 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올스타전 직전 마지막 경기에 해당하는 일요일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야 하며 커미셔너 승인이 떨어져야 한다.
- 단기 또는 장기 경기 출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선발 투수는 합리적으로 “사용 조정”을 직접 혹은 구단을 통하여 요청할 수 있다. 사용 조정에는 이닝 제한, 상대 타자수 제한, 투구수 제한, 사용 금지 등이 포함되며 올스타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시점부터 48시간 이내에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 사용 조정 요청을 정식으로 제출한 선발 투수가 일요일에 등판할 경우 커미셔너는 다음 사항을 고려하여 승인 또는 거절을 결정한다. a, 현재 또는 이전 시즌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기간. b, 지난 18개월 동안 수술이 있었던 경우
- 커미셔너가 일요일 투수에게 사용 조정을 허가하는 경우 편의 세부 사항은 선수, 팀, 올스타 팀의 감독과 논의 및 합의하며, 분쟁 발생 시 커미셔너는 선수 협회와 협의 후 해결한다. 사용 조정을 거쳐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 다른 올스타 선수와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된다.
사용 조정을 통해 올스타전 출전을 면제받은 선수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올스타전에 선발된 선수는 위 노사협약(2)에서 (f)Mandatory Participation에 규정된 이유가 아니라면 경기에 참석하여 경기가 끝날 때까지 유니폼을 입고 덕아웃이나 불펜에 머물러야 할 의무가 있다.
- 올스타전 직전 일요일에 부상자 명단에 포함되는 경우
- 부상으로 인하여 팀의 마지막 2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경우
- 부상으로 인하여 올스타전 직전 마지막으로 예정된 선발 출전을 놓친 선발투수
- 올스타전 직전 2경기 중 한 경기에서 부상을 입고 구단 의사의 진단서와 의료기록을 제출하여 부상을 입증하고 야구 활동에 참여할 수 없음을 증명했을 때 커미셔너가 진단서를 승인하는 경우
- 팀에서 만성 부상이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올스타 휴식기에 야구 활동을 자제하라고 조언하고 팀이 의사의 진단서와 이를 뒷받침하는 의료 기록을 제출하여 부상을 입증할 때 커미셔너가 클럽의 권고를 승인하는 경우
- 메이저리그의 가족 사별/응급 명단에 오르거나 출산 휴가 명단에 오르는 사유로 올스타전 당일 참석이 어려운 경우
- 리그 규정에 따라 올스타전에 출전할 자격이 없는 경우
노사협약에 규정된 이유로 출전할 수 없을 경우 선수단 투표의 순위에 따라서 선수를 교체하고 만약 선수단 투표 명단이 소진되면 이 때 부터는 커미셔너의 재량으로 선수를 선발할 수 있게 된다.
In the event a player who is a player selection does not participate in the All-Star Game pursuant to Section 2(f) above, the priority of substitution shall be the player balloting
모호한 규정, 절차상 문제는 없었던 미시오로스키의 선발
미시로우스키의 선발과 관련하여 위의 과정을 대입해 보면 적절했는지의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7월 7일에 발표던 올스타전 명단 발표에서는 선수단 투표와 사무국에서 뽑은 선수를 명확하게 분리하여서 발표했었다.
선수단 투표: 폴 스킨스, 잭 휠러, 크리스 세일, 로건 웹, 맥켄지 고어,
사무국 선정: 매튜 보이드, 프레디 페랄타, 로비 레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레전드 설렉션: 클레이튼 커쇼

쟁점이 되는 부분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규정에 근거하여 출전할 수 없는 선수가 교체되었고 사유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일요일 등판으로 인한 사용 조정: 야마모토 요시노부=>앤드류 애보트, 프레디 페랄타=>트레버 메길, 로비 레이=>데이비드 피터슨
토요일 등판이나 사무국과 합의로 결장: 매튜 보이트=>제이콥 미시오로스키, 잭 휠러=>아드리안 모레혼
Mandatory Participation 해당: 크리스 세일=>로버트 수아레즈(60일 부상자 명단)
미시오로스키를 지명한 것과 관련하여서 분노한 이들의 주요 이유는 최고의 선수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올스타전을 놓친 대표적인 선수로는 강하게 반발했던 필리스팀의 크리스토퍼 산체스와 레인저 수아레즈가 있었다. 당시 산체스는 107.2이닝 ERA 2.59로 NL 4위, WAR 역시 NL 3위로 사이영 레이스에 참여하고 있었고 수아레즈는 첫 달을 놓쳤음에도 83.2이닝 동안 ERA 1.94를 기록하면서 80이닝 이상 투구한 NL 투수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당연하게도 수아레즈와 산체스에게도 먼저 기회가 있었다. 밥 나이팅게일에 따르면 총 12명의 선수에게 올스타전 출전 여부를 물었지만, 이 중 응답한 선수가 미시오로스키였다. 즉 선수단 투표 명단에 따라 이전 선수들에게 기회가 먼저 갔으며, 쭉쭉 내려오면서 미시오로스키에게까지 물어본 것으로 규정상의 문제는 없다. 결국 커미셔너에게 있는 선발 과정이 어떠한 기준으로 대체 선수를 발탁하는가에 대한 불투명성이 발생시킨 문제가 아닐까 싶다.
한편, 일각에서 나오는 수아레즈나 산체스를 대체로 뽑고 미시오로스키를 대체의 대체로 뽑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냐는 주장도 있다. 모양새가 이상한 문제보다 이 역시 노사협약에서 출전할 수 없는 선수는 대체 선수로 지명이 불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렇기에 휴식을 위하여 출전을 거절한 수아레즈는 노사협약 규정상의 출전 의무를 이행할 수 없기에 선발할 수 없었다.
“No player shall be eligible to be named as a replacement unless he is able to participate in the All-Star Game.”
산체스의 경우에는 일요일에 등판했기 때문에 사용 조정에 해당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구단에서 문의는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 대체 선수 선발에 관한 규정은 사용조정 이전에 출전 가능 여부가 우선인 만큼 디 애슬레틱 보도와 같이 1이닝을 소화할 수 있어야 올스타로 지명할 수 있다고 했었다.
투수 부족이라는 근본적 원인 해결 필요
이러한 올스타전 투수 부족의 원인에는 최근 추세로 자리 잡은 토요일 등판 후 올스타전에 결장하는 문제가 있다. 이는 선수 관리 차원이나 노사협약 그 어디에도 토요일에 등판한 선발투수가 예외적으로 출전 의무 면제가 가능하다고 명문화된 조항은 없다. 그럼에도 올해 AL에서 제이콥 디그롬, 개럿 크로셰, 키쿠치 유세이, 맥스 프리드 4명, NL에서 매튜 보이드, 잭 휠러 2명, 총 6명의 선수가 토요일에 등판했음에도 타 선수로 대체되었다.

그렇게 최초로 선발되는 선수들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빠질 수 있지만, 반대로 대체로 발탁되는 선수들은 반드시 출전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대체 선수 입장에서는 불합리하게 느껴질 부분이 있다. 이대로면 현재의 올스타전 기피 추세가 관행처럼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갈수록 대체 선수의 수준이 낮아질 수밖에 없고, 앞으로도 이번의 논쟁과 비슷하게 선수 선발에 대한 의문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는 부족한 보상과 휴식의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 선수들은 올스타로 인정받는 것도 원하지만 합당한 보상 역시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MLB 올스타전의 경우 사무국에서 지급하는 상금 보너스는 우승을 할 때 1인당 2만 5천 달러를 지급받으나 패배 팀의 경우 보너스가 없다. NBA는 본 경기 승리 팀에 1인당 10만 달러, 패배 팀에 2만 5천 달러, NFL의 경우 프로볼 승리 팀 1인당 9만 2천 달러, 패배 팀에는 4만 6천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올스타전 수익을 고려할 때 타 종목보다 더 받기는 어려워도 타 종목들과 동일한 수준까지는 맞춰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그다음으로는 선수 보호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가령 AL 팀의 선발투수로 뽑혔던 맥스 프리드의 경우 이번 올스타전에서 등판했으면 전 소속팀 팬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기권했다. 애런 분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부상이 많았던 프리드의 올스타전 등판이 투구량에 대한 우려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지만, 토요일에 등판했던 만큼 이번 올스타전 결장이 휴식과 무관하지 않다고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가장 확실한 해법은 올스타전 휴식기를 전후로 추가하여 선수 보호를 확실하게 보장해 줘야 한다. 현재 2028년 LA 올림픽과 관련하여 논의되고 있는 올스타 휴식기 기간 연장을 연례화하는 방법이다. 보통 올스타전이 7월 둘째 주 화요일에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2028년 올스타전은 7월 11일이 유력하고 올림픽 야구 본선 경기는 15일~20일에 개최될 예정이기에 10일에 가까운 공백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 올스타 브레이크는 홈런더비-올스타전-2일 휴식 총 4일의 휴식기가 있는 만큼 이보다 1주일을 늘려도 162경기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면 홈런더비 이전에 1일~2일 정도의 휴식일을 추가로 보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렇게 되면 특히 토요일에 등판하는 선수는 3일~4일의 휴식일이 발생하는 만큼 선수 보호 차원에서의 출전 의무 면제 적용을 요구하기 위한 당위성이 떨어지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각 1주일씩 액티브 로스터에 투수 1명을 추가로 콜업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을 거 같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로스터 인원 증가가 전력 투구 및 벌떼 운용을 야기하여 투수 부상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로스터 인원을 제한하면 팀들이 내구도를 중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주장을 뒷받침해 줄 확실한 연구 자료들이 부족하기에 불분명한 주장이며, 투수 인원수 13명 제한에도 불구하고 팀들이 여전히 내구성보다는 구속 증가를 중시하는 만큼 올스타전 전후로 각 선수에 가해질 부하량을 낮춰준다면 팀들이 올스타전 차출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전통의 포맷을 유지할 수 밖에 없기에 필연적인 유망주 선발
줄어드는 시청률을 극복하기 위하여 NHL은 2026년 올림픽을 대비한 4 Nations Face-off의 방식으로 친선 토너먼트를 개최하여 2024년 올스타전 대비 4배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했고, NBA의 경우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동부 vs 서부라는 기존의 이분법적인 대결 구도를 넘어서 다양한 방식의 올스타전을 시도하고는 있다.
그러나 MLB는 현재까지 월드시리즈 홈 어드벤티지(2003~2016), 9이닝 무승부시 3라운드 방식의 홈런더비(2022~)를 제외하면 경기의 흥미를 유도할 포맷 변경은 없었다. NHL, NBA와 다르게 세계화가 진행이 더딘 만큼 미국 vs 전 세계라는 구도의 대결 역시 어렵다. 그렇기에 미시오로스키를 포함시킨 결정은 흥행을 위한 몸부림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미시오로스키의 선발은 모두를 이해시킬 수 없었으며 커미셔너 재량 선발의 당위성에 대한 의문점만 커졌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레전드 설렉션과 같이 각 리그별로 조건에 해당하는 포지션 불문 전국구 유망주 1명씩을 별도로 출전시키거나 기존 커미셔너 추천 선수 6명 중 1명을 유망주로 출전 시키는 방법도 흥행 차원에서 고려해 보면 좋을 듯하다. 최고의 선수도 보고 싶지만, 최고의 유망주도 보고 싶은 수요도 분명하게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직전 해 혹은 당해 BA/파이프라인/ESPN 3곳 중 2곳에서 유망주 랭킹 100위 이내에 들었고 올스타전이 있는 당해 6월 말까지 서비스타임 1.000 이하인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선수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결론
결국 현재의 포맷을 바꾸기가 어려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개혁보다는 참가 선수의 면면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휴식을 목적으로 한 올스타전 기피 풍토가 사라질 수 있는 합당한 보상책과 충분한 휴식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선수들을 유인할 수 있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완성될 때 비로소 팀과 선수들에게 올스타전 참가 의무 강화를 요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경우 이번과 같은 논쟁이 반복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흥행을 노리고 뽑았지만 흥행에는 큰 도움이 안되는 악영향도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다음 노사협약에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올스타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실행되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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