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일의 시작이 가장 어렵다. 판타지리그에서 한 시즌의 시작은 드래프트이다. 드래프트의 성공 여부가 시즌 전체의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투수는 경기 성적에 따라서 등수의 변동폭이 하방으로도 심하게 열려있는 만큼 예측이 매우 어렵다. 이를 반영하듯 초기 라운드에서 선발투수를 뽑기를 지양하는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선발 투수를 잘 뽑는 전략에 대하여 탐구할 필요가 있다.

출처: https://www.nytimes.com/athletic/6157263/2025/02/25/zerosp-strategy-fantasy-baseball-2025/

왜 공격에 집중해야 하는가?

드래프트 초반에 공격을 우선시 해야할 가장 큰 이유는 투수가 부상에 강하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의 투수 부상 증가 문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IL에 배치된 메이저 레벨의 투수는 2005년 212명에서 지난해 485명으로 늘어났으며, 이들이 IL에 머문 총 일수는 13,666일에서 32,257일로 20년전보다 2.36배 가량 증가했다. 또한 지난 시즌 부상자 명단에 오른 기간의 74%는 투수가 차지했다.

내구성보다 퍼포먼스를 중시하면서 투수의 투구 이닝 수가 줄었다. 매 시즌 이닝 소화 순위에서 상위 30번째에 해당하는 선수의 기록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상위 30번에 해당하는 선수를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대체적으로 프리시즌 드래프트 랭킹에서 선발투수 중에 상위 30위에 해당하는 선수가 대체적으로 전체 포지션에서 100위에 근접하기 때문이다.

2025시즌 선발투수 ADP(Average Draft Position)랭킹 출처: https://www.fantasypros.com/mlb/adp/sp.php?signedin&loggedin

상위 30위에 해당하는 선수의 기록을 보면 2005년 211.1이닝에서 지난해 175.2이닝 소화에 그쳤다. 이는 2005년 대비 82.99%로 20년 전에 비하여 약 17%로 감소했다. 이는 에이스급 선발 투수의 가치가 17% 하락했다고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선발투수가 팀 순위를 올릴 수 있는 스탯의 갯수가 타자보다 적기 때문이다. 만약 아래와 같이 스탯을 반영하는 리그가 있다고 하면 풀타임으로 나오는 선수 기준으로 삼진만 제외한다면 10개의 거의 모든 스탯에 대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선발투수의 경우 에이스급 선수를 뽑아도 RAPP와 SV+H와 관련된 성적은 올릴 수가 없다.

따라서 야후, CBS, RTS, NFBC, FT 등 주요 판타지 사이트의 컨센서스에서 어느 한 곳이라도 프리시즌 100위 이내에 든 선수의 프리시즌 랭킹과 현재 참여하고 잇는 리그의 랭킹을 비교한 마진이 마이너스인 손해 본 선수는 총 32명 가운데 28명으로 88%의 확률로 손해를 보고 시작해야한다. 특히 마진 -200을 초과하는 투자효율이 극도로 떨어지는 선수는 32명 중 17명으로 절반을 살짝 넘고 있기에 선발 투수를 초기에 뽑으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부분을 인지하고 픽해야 한다.

(데이터 기준일: 7월 20일 경기까지)

극단적으로 안뽑는다면..

초반에 선발 투수를 뽑는 것에 대한 리스크는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선발 투수를 뽑아야 할까? “Zero SP” 드래프트 전략은 초반 5라운드 이내에 선발투수를 피하게 된다. 정말 극단적으로 이 전략을 고수하면 7라운드까지 선발 투수를 지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드래프트 순번 100순위가 지나가기 이전에 뽑은 선발 투수는 0명이 된다.

Zero SP 전략의 예시로 선발 3명, P 3명이 있는 리그에서 20인제 기준 5라운드 후반, 16인제 기준 7라운드 초반에서 잭 갤런을 뽑았고, 이후 중하위권인 200위 대에서 압도적인 구위 보다는 실속있는 선수들을 위주, P를 1명 남기면서 추후에 유동적 로스터 운영을 추구할 수 있는 드래프트를 했다.

다만 Zero SP 전략을 사용한다면 로스터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100위까지 선발투수를 뽑지 않는 극단적인 형태의 Zero SP 전략은 기본적으로 부상 및 부진으로 로테이션의 변동성이 높을 것을 가정하고 진행하기에 로테이션이 부실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를 만회해줄 수 있는 “Streaming SP” 전략을 반드시 동반해야한다.

물론 FA 시장에 남아 있는 선수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선수이기에 그 자체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관리를 통하여 선수를 발굴하면 그 선수를 로테이션에서 쭉 끌고 갈 수 있게 된다. 해당 리그에서는 노아 카메론과 라인 넬슨을 발굴하여 맥켄지 고어, 메릴 켈리를 타선 보강에 활용할 수 있었다.

에이스에 집중하자

반대로 에이스에 집중하는 방법도 있다. 이 전략 역시 현대 야구의 트렌드에서 이닝 소화가 어려워짐을 인정하면서 시작한다. 그러나 투수의 가치 절하를 기본으로 깔고 가는 Zero Sp Strategy 전략과 다르게 이 전략들에서는 희귀해진 상위권 투수를 인정한다는 부분이다. 2015~2024년 10년간(2020년 제외)의 드래프트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에서는 최상위권 라운드에서 투수와 타자간의 투자 대비 효율(ROI)차이가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5~2024 지명 라운드에 따른 투수, 타자 ROI(출처: https://www.cbssports.com/fantasy/baseball/news/2025-fantasy-baseball-draft-prep-identifying-and-avoiding-the-sp-dead-zone-could-be-the-key-to-victory/)

위의 Zero SP 전략을 쓰면 뽑는 투수들에 거는 기대치는 ERA 4.00, K/9 7개~9개 사이, WHIP 1.2 수준이지만 극초반에 선수를 뽑아서 성공한다면 못해도 ERA 3.00, K/9 10개 이상, WHIP 1.0 인근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뒤에서 안정적인 선수들로 로스터를 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새로운 얼굴의 선발투수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필자가 참여하는 20인 리그에서는 선발 투수로서 200위 이내에 랭크 된 선수는 총 33명이였는데 이 중 드래프트 2/3 이상 진행된 시점에서 뽑혔거나 언드래프티인 선수는 7명에 불과했다. 결국 Zero Sp 전략의 단점을 보완시킬 수 있는 방법이 선수 발굴인데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위에서는 성공 사례만 언급했지만 잘못된 스트리밍 전략은 오히려 전력 손실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인 리그 드래프트 순번 및 현재 순위

메릴 켈리: 15라운드(298번), 166위

크리스 부빅: 16라운드(310번), 63위

데이비드 피터슨: 19라운드(362번), 127위

매튜 보이드: 19라운드(369번), 49위

앤드류 애보트: 언드래프티, 143위

타일러 말리: 언드래프티, 146위

아드리안 하우저: 언드래프티, 124위

초반 선발투수에 집중하는 전략을 “Pocket Ace”로 부르며 주로 3~4라운드 이내에 선발투수 2명을 뽑아서 상대 팀보다 유리한 상황을 선점하고 나머지는 10라운드 이후에 저평가 됬거나, 안정적인 선발 투수를 합류시키면 된다. 여기서 “포켓 에이스”는 텍사스 홀덤에서 나온 단어로 텍사스 홀덤을 시작할 때 받는 2장의 카드에서 A 2장이 나오는 가장 쎈 패를 가진 상황을 포켓 에이스라 부른다. 판타지에서도 포켓 에이스 전략을 쓰면 최고의 선발투수 2명을 끌고 가기에 안정적으로 드래프트 중반부 이후로 나오는 저평가 선수를 집중 공략할 수 있게 된다.

16인제 24인 로스터 리그를 예시로 이 전략을 사용한다면 초반에 강력한 매치업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휠러, 디그롬, 야마모토를 한꺼번에 뽑고 이후 중반은 타선 위주의 픽, 마지막에 불펜과 하위 선발을 뽑아볼 수 있다.

최고의 전략은 무엇인가?

여기까지 왔다면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에 도달할 수 있다. 두 전략 모두 리스크가 있기에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Zero SP 전략을 사용할 때는 1선발이 터지면 그 로테이션을 운영하기란 매우 어렵게 된다. 또한 포켓에이스 전략은 타선의 전력 약화를 동반한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Hero SP+Zero SP 전략을 동반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먼저 초반 2~3라운드에서 ADP에 맞게 에이스를 한 명 뽑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CBS SPORTS 크리스 타워스에 따르면 선발 투수의 가치가 가장 떨어지는 지점이 4~10라운드로 이 구간을 “SP Dead Zone”으로 명칭했다. 즉 완전 초반에 1선발을 뽑는 것이 100위권에 근접한 선수를 뽑는 것 대비하여 성공 확률이 높은 것을 생각할 때 50위 이전에 에이스 하나, Hero를 뽑아준다.

가장 일반적인 260달러 달러 샐러리캡 리그에서 20달러의 가치는 6라운드 이상의 가치로 핵심 전력으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했는지를 나타냄.

어느 정도의 투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10라운드까지 1명 혹은 2명의 선발투수를 추가로 타선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선발을 어느정도는 고려해주는 로스터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이 방식대로하면 투타 선호도에 따라서 6라운드와 9라운드에서 각 1명씩을 뽑아서 3명을 만들면 투수쪽의 안정화를 노릴 수 있고, 2개의 라운드 중 한 곳에서만 선발 투수를 뽑으면 선발투수의 볼륨이 너무 부족하지 않은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다.

팀내 4옵션 이내 핵심 자원급(20$), 리그 최상위권 선수(30$) 여부

여기서 6라운드와 9라운드를 선택한 이유는 라운드가 진행됨에 따라 선발투수의 투자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은 계속해서 올라가지만 중간 중간에 성공 확률이 반등하는 구간이 나오며 이 구간이 5~6라운드, 8~10라운드이기에 상대적으로 적중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론

드래프트 전략은 포지션과 랭킹에 따른 픽 배분과 리스크를 어떻게 분산할 수 있을지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처럼 선발 투수의 위험성이 크기에 선발 투수를 최대한으로 피하는 Zero SP 전략이 대두되는 것은 타당하다.

다만 극단적인 Zero SP 전략은 로스터가 불안정하다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기에 FA 스트리밍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선발투수에 집중하는 Pocket Ace 전략 역시 투수 편중에 따른 타선 약화라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초반 고효율 구간에서 에이스를 확보하고 이후 SP Dead Zone을 회피하되 선발투수의 ROI 반등 구간을 활용하여 변동성을 줄이고 업사이드 포텐셜을 가능한 많이 확보할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할 것 같다.

결국, 판타지 야구의 드래프트는 기댓값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달린 싸움이며 획일화 된 전략보다는 매 순간의 상황에 맞춰서 최대의 기댓값을 뽑을 수 있는 선수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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